HIV감염 이후 직장을 잃고, 가족들로부터 단절되고, 알콜 중독으로 노숙상태로 발견된 감염인들이 응급실로 이송되는 일은 부지기수였습니다.
그때마다 그들의 가족 대리인 역할을 수행하며 활동의 근본적 물음을 던졌습니다. ‘어떻게 이들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 ‘이들에게 삶이란 무엇일까?’,
‘반복된 악순환의 고리를 어떻게 끊을까?’. 이러한 물음들이 쌓여 10여년 전부터 사회적 경제 영역에 관심을 두고, 감염인과 비감염인의 사회적·경제적 공동체를 꿈꾸기 시작했습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감염인들의 생명을 구하는 일이 우선이었기에 현장에서의 돌봄을 우선 과제로, 법·제도를 개선하는 투쟁에까지 최선을 다한 활동이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최선을 한다는 자조에 그치지 않고, 당사자들의 삶의 실천적 변화, 그것에 집중하는 일이 필요했습니다. 당사자들이 감염 이후의 삶을 온전히 살아갈 수 있도록,
그들의 존재가 지역사회에서 근본적으로 지지받고, 변화될 수 있도록 하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감염인들이 서비스 수혜자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사회에서
더 이상 배제되지 않는 사회적·경제적 활동의 주체로서 스스로의 삶을 가꾸는 일이야말로 지금 당장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큰 박수와 큰 격려를 담은 빅핸즈(브랜드스토리; Bighands_세상 밖으로 나온 감염인에게 보내는 큰 박수, 큰 격려) 소셜카페의 창업, 레드리본사회적협동조합의 설립이었습니다.